충무로에 필름 현상을 맡기러 갔다가 자주 가는 가게에 가서 코닥 E100VS를 2롤을 샀다.
선인장 화분과 바다.
주문진 바닷가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소나무숲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체육관 뒷편으로 운동장만한 평지에 소나무숲이 있는데 태평양전쟁 때 송진을 채취하던 흔적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숲이었다. 햇볕이 무더운 여름에 소나무숲 그늘에서 뛰어 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서울로 올라오고 몇년 지나지 않아 소나무재선충의 피해로 대부분의 소나무를 베었다고 들었다. 방학 때 다시 그 소나무숲을 찾았을 때 아름드리 소나무숲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소나무 묘목들이 애처롭게 심어져 있었다. 소나무숲과 연결된 유년의 기억들이 사라진 것 같아 허탈했다. 그리고 또 수년이 지나 다시 소나무숲을 찾았는데 소나무들이 많이 자랐지만 예전만 못하여 안타까웠다.
장마의 계절
집집마다 벽보가 붙었다.
여행,
예전 우리의 마을들은 그 입구에 작은 가게가 있었다.
그립지만 닿을 수 없는 사람들
그립지만 닿을 수 없는 사람들
아저씨, 개, 갈매기 그리고 바다바람.
골목길에 강아지 한마리가 집밖을 빼곰히 쳐다본다.
2006 서울 사직동
열대야로 밤을 설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밤이 서늘하다.
햇살이 좋은 늦가을 오후, 사진기를 들고 삼선동을 오랜만에 찾았다.
60년 전에 만들어진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놀라울 뿐이다. 생산 당시 주력 필름은 흑백필름일텐데 75mm Xenar 렌즈가 만들어내는 슬라이드 색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또한 섬세한 표현력과 풍부한 계조는 사람들이 왜 중형을 쓰는지, 왜 판형이 깡패라는 말이 나오는지를 설명해주고도 남는다. 그리고 멋들어진 외관과 묘한 입체감을 주는 뷰파인더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