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라와서는 빨래를 햇볕에 말린 적이 거의 없다. 햇볕에 말린 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향집에 내려가면 어머니가 매일 빨래를 하고 옥상에서 빨래를 말린다. 햇볕에서 마른 옷의 까슬까슬한 촉감과 은은한 향은 언제나 기분을 좋게 만든다.
2010.1 서울 하늘공원
이른 아침 일어나서 출근, 계속 일하다가 밤 늦게 퇴근.
일요일 오후, 버스를 타고 무작정 한강으로 향했다. 그리고 내린 곳이 노들섬이었다. 위태로운 철계단을 내려가니 바닥에 닿을 수 있었다. 사방이 콘크리트 투성이다. 천천히 섬 한바퀴를 돌았다. 그늘이 없어 더웠지만 가끔 불어오는 강바람이 비릿하고 시원했다. 한적하고 조용하다. 제방에 몇몇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낚시하는 사람들은 말이 없다. 강 건너 아파트와 빌딩, 수많은 차들이 보인다. 상반되는 분위기에 이곳이 정말 섬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여 부근을 흐르는 금강의 하류 구간을 백마강으로 부른다. 백마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소정방이 백마의 머리를 미끼로 하여 용을 낚았던 바위를 조룡대(釣龍台)라 하고 강의 이름도 사하(泗河)에서 백마강(白馬江)으로 바뀌었다는 것과, 또하나는 예전부터 백제사람들이 금강을 백강(白江)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일본서기에는 백촌강(白村江)이라는 명칭이 나온다. 백마강은 사비백제의 중심지였다. 백마강을 따라 백제의 유적지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백마 기슭에 있는 부소산이다. 부소산 안에는 부소산성, 군창지, 영일대, 송월대 터 등이 남아있다. 그리고 유명한 삼천 궁녀가 강물에 몸을 날렸다는 낙화암이 있다. 널리 알려진대로 삼천 궁녀는 문학적 허구이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서 등 어느 역사서에서도 삼천궁녀에 대한 기록이 없다. 다만 삼국기에 백제가 망하자 이곳에서 많은 백성들과 궁녀들이 죽었다는 기록은 있다. 의자왕과 삼천궁녀의 기원은 조선 중기 문인들의 시에서 유래되었다. 당에 항복한 의자왕은 백제가 망하자 당나라로 끌려가 그곳에서 병사한다. 망국의 왕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기록이 많다. 유독 사치와 향락에 빠져 백제를 멸망으로 이끌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패배자는 역사에 남기도 힘들고 남아도 왜곡되기 마련인가보다.
2012. 2 Paris, France
Montemarte
Petit trianon, Chateau de Versailles
L'Hotel national des Invalides
la Seine
Cathedrale Notre-Dame
2012. 2 Paris, France
2월 말에 방문한 파리는 둘째날을 제외하고 흐렸다. 오후의 햇빛이 어우러진 파리의 풍경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대리석 건물들은 햇빛에 황금빛으로 빛나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의자나 잔디밭에 누워 햇살을 즐겼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