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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열기와 추잡한 화려함, 싸늘히 식은 희망과 졸렬한 흥미
그리고 결국엔 버려질 저 관심들 그래 나의
서울
오늘 같은 밤이면
우린 가로등처럼 짙은 명암으로 문득 거리에 서서
저물어가는 이 도시의 마지막 페이지를, 그 찬란한 적요를
흐릿한 담배연기로 넘겨보았지
거리마다 눌러붙은 문신같은 침자국 위로
헐어버린 검붉은 네온사인 나신으로 무너져 내리는데
너를 부축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그 새벽은 왜 늘 그러하였는지
돌이켜보면
정신을 잃은 널 들쳐엎고 있던 건 고작 내 휜 등과 무른 어깨,
그리고 바들거리는 내 심장뿐이었는데
넌 대체 무엇에 기대어 나를 믿고 또 무엇을 이겨내려 했던 것인지
이제와 고백하되,
과연 그 날들이 내가 지탱할 수 있는 날들이긴 했는지
지금도 변함없이
혐오의 모든 찰나가 온통과 사방에 계절처럼 열려있어
너무도 당연하단듯 이렇게 세상을 품고 있는데
그 장면을 이렇게 매 순간, 새벽 직전의 밤별이 되어
또 반복해 바라보는데 그래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어째서 그 더러운 아름다움에 자꾸만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는 것인가 진절머리나는
날 버린 것들 그래 바로 네가, 무질서하고 무엇을 말하든 매듭없는 끝이 되어 손에서 미끄러지는
하지만 잡을수 없음에 이상토록 아름다운
너와 그 어설픈 행복 때문에 나는 또 왠지 모를 눈물이 흐려오는 것인데
왜 사랑이란 결국 그런 순간에 돌아오는지
하고 싶어 지는지
추억의 걸음을 걷고,
널 떠올려서 무엇을 어떻게 또 한번 혼란해 보겠다는 심산인지
힘없지만 무해한 순간들이 어째서 그토록 죄스러워야 하는 건지
그 바보같고 바보같은 순간들이 그냥 순간이어서는 안되었던 것인지
차라리 나는 없고 편린들만 남았다면 그들은 그것 그대로 너와 더불어
다만 내 곁에 있어줄 수는 있었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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