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Soda

微破石

"자네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양파를 써는 비결이 뭔지 아나?" 나는 학생들에게 그렇게 묻곤 한다. 학생들은 "아뇨"라고 대답한다. "눈물이 나오기 전에 재빨리 썰어 버리는 거야."(웃음)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의 눈은 초롱초롱해진다. 아마 평소에 그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전혀 다른 종류의 얘기라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들 자신도 어느 정도는 불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내게는 어떤 가능성이 있는 걸까에 대한 불안일 텐데, 그들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다. 나도 스무 살 때는 불안했었다. 아니 불안 정도가 아니었다. 지금 여기에 하느님이 오셔서 다시 한번 나를 스무 살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신다면, 아마도 나는 "정말 감사하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라고 거절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그런 시절은 한 번으로 족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슬픈 외국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