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緣 (詩) 창으로 비껴드는 햇살 한줌이 책상 위로 흐릿하게 내려앉아 미미한 온기 전하며 인사하자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책은 읽어주는 이 없는 이야기들을 홀로 작고 묵묵하게 읊조린다 편지받을 일 사라진 우편함은 외로움 견디다 못해 말라붙은 낙엽 한장 엽서처럼 품어주고 마당 나뒹구는 신발 한켤레는 주인만 기다리다 세월에 묻혀 끝끝내 발자국이 되지 못했네 쓸쓸함이 마침내 군집 이루고 삭아버린 벽지에 얼룩 그려서 제멋대로 집안 꾸미고 있을때 서늘한 새벽녘 차가운 이슬로 유리창이 방울방울 눈물 맺자 작은 물길따라 미련이 흐른다 (Fooocus로 생성한 이미지)
leesoo
2025-11-17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