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실이는 올해 열여덟입니다.
강아지나이 환산법에 의하면 16+(4*18)=88세 이군요.
그러고보니 강아지가 아니군요!
작은 동네병원 의사선생님에겐 나름
보살펴본 강아지중 최고령이랍니다.
2.
방실이는 눈도 안보이고 귀도 안들리고 잘 걷지도 못합니다.
예전에는 이름을 크게 소리지르면 그래도 움찔하더니
요즘에는 하나도 안들리나봅니다.
냄새도 예전같지 않은지
그렇게 좋아하는 아버지가 집에 오셔도 모르고 쿨쿨 잠만 잡니다.
주인을 잘못만나서 그렇게 된건지 죄스러울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시골 정원에 놓아뒀더니 여기저기 아장아장 돌아다닙니다.
늙으면 아기가 된다더니
정말 걷는폼이 꼭 한달된 강아지같습니다.
3.
그래도 우리가족들은 아무도 방실이가 없는걸 생각하지 않습니다.
열다섯살인가 되었을때
방실이가 몸이 안좋아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마음의 준비 하셔야겠어요"
하셨다고 합니다.
엄마는 그앞에서 펑펑 우셨다고 합니다.
그때쯤만 해도 우리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준비하지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방실이가 나이가 들수록
웬지 방실이가 더 오래살아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할것같다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