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4월의 따사로운 햇볕 아래로 한 여대생의 긴 머리칼이 땅바닥에 떨어져 흩날렸다.
한창 멋 부리며 청춘을 만끽해야 할 여대생은 긴 생머리가 잘려 나가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간간히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친구의 머리를 삭발하는 손은 떨렸고 이를 지켜보던 눈에선 눈물이 새어 나왔다. 삭발을 마친 김성은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 의장(중앙대 예술대 부학생회장)은 "사람이 살면서 삭발을 몇 번이나 하겠냐. 그렇지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삭발을 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다행스럽고 기쁘게 생각된다"고 수많은 카메라를 향해 담담히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막막한 현실'을 얘기하려니 눈물이 말문을 막는다.
예술.이공계열 대학생들이 '등록금 차등책정 철폐' 등을 요구하며 18일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삭발을 하는 김성은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 의장(중앙대 예술대 부학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