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
가자미와 홍어 삭힌걸 널어 놨다.
차가운 영하의 날씨에도
꾸득 꾸득 잘 말라가고 있다.
새해의 아침은 어김없이 또 찾아온다.
금년에도 역시
특별한 계획도 목표도 없다.
일박이일동안 세상 살아 온 것도 아니고,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벌써 수십차례이다 보니,
솔직히 별 감흥도 없다.
좋은일 많이 생기라고 특별히 바라지도 않는다.
나에게만 나쁜일이 없길 따로 기도하지도 않는다.
그냥
생기면 생기는 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닥치면 닥치는대로...
팔자려니.... 하고 살련다.
그저
베란다에 널어 놓은
저 놈의 가자미나 잘 말린 후
불에 구어서...
내 사랑하는 벗들과
막걸리 안주나 해서 마실 수 있다면
그게
내 행복이리라....
그게 내 행복이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