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울긋불긋 제 몸 물들여
눈길 한 번 바라는 맘
번지길 바랄 밖에
그저 너울너울 제 몸 흔들어
바람 뒤에 숨은 마음
아름아름 부빌 밖에
그저 바작바작 제 살 떼어
오시는 길 쓸쓸치 않게
부서지며 엎디는 수 밖에
계절에 따라 그렇게 나무는 사랑하지만
사람은 그 나무를 보고
벌써 단풍이야? 하기도 하고
또는 아직도 단풍이야 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이마에 송송 맺힌 땀을 닦으며 또는 목뒤로 흐르는 땀을 닦으며 나무의 바람을 고마워 하기도 하고
또는 아이가 흔들어 불어 온 바람인데 나무 탓을 하며 옷깃을 여미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거리에 수북히 쌓인 낙옆을 밟으며 흠뻑 취해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또는 거리를 지저분하게 한다고 외롭다고 불평을 하기도 합니다.
나무는 그저 자연스레 사랑하고 있었을 뿐인데
사람은 자기 마음으로만 이해하려 합니다.
어떤 이는 야만적이고 잔혹한 그리고 이기적인 놀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투우
어떤 이는 죽음을 한편의 완벽한 드라마로 구성한 아름다운 예술이라 칭하는 투우
진실의 순간이라 불리는 ... 마카도르가 소의 숨통을 끊기 직전의 아름다움 혹은 잔혹함
어느 것을 어떻게 보는가는 당신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