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us Christ
천주교 미사와 기독교 예배의 (내가 아는 범위에서)가장 큰 차이는.....
성체를 모신다는 점일 것이다..
천주교에서 성체를 모실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첫영성체 교리를 받아야 하고...
이 교리 과정에서 몇 명은 복사로 뽑힌다...
그렇게 자랑스레 나는 초등학교 3학년에 복사를 시작했다.
복사를 하는 동안 몇 가지 기록을 남겼는데...
하나는 최장 기간 복사를 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복사 회합과 복사 미사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착실함을 인정 받아 복사 단장도 하게 됐었고...
그렇게 복사하던 시절 내가 동경하던 것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향복사와 생강차였다...
향복사... 향... 아주 아주 특별한 ... 대축일이라고 불리는 날에만 특별히 숯을 피우고 여기에 향을 태워...
그 향으로 성당과 미사와 신자를 더욱 성스럽게 한다. 이것을 우리는 '향친다'라고 했었다...
그렇지만, 향복사라고 해야 미사 내내 그 향로와 향가루통을 들도 있는 게 다고...
그나마 향로를 드는 복사만 딱 한번 신자들에게 향을 칠 수 있었다.
제대 앞에 서서 신자들을 향해 향을 치는 그 순간...
챙ㅊ 챙ㅊ 챙ㅊ... 리듬을 타는 경쾌한 소리와 향연기가 퍼져나가는 것을 보는 그 순간은 ...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순간은 향복사의 백미였으며,
내 동경의 대상이기에 충분한 순간이었다.
생강차... 부활이나 성탄절 그리고 송년미사와 같은 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생강차...
미사가 끝나고 성당 앞에 가면 따뜻한 생강차가 신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인지 나는 ... 생강차는 어린이는 먹으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어린이고 어른이고 새벽의 공기가 차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나는 먹을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오해아닌 오해와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으로 생강차에 대한 동경이 시작되었다..
어쩌면, 어린 내가 먹기에는 그 맛이 너무 써서, 스스로 오해를 키웠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강차는 또 하나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어쨌든...
2008년을 이 두 가지에 대한 추억으로 시작했다.
정말 몇년만에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참석한 송년 미사에서 본 향복사와 생강차.
신부님께서 올 한해는 성경 한 구절을 가훈으로 삼아 실천하며 살아보세요...라 하셨고..
어머니의 의견을 따라 우리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를 올해 우리집 성경 가훈으로 정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의 문제는 언제나 너무나 많은 문을 앞에 두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니...
어떤 문은 향복사처럼 열심히 두드리고 노력해야 그 열쇠를 얻을 수 있고
어떤 문은 생강차처럼 이미 열었거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열릴 문인 것 같다.
그래서 욕심쟁이인 나는 생강차와 향복사를 구분할 수 있는 지혜도 함께 달라고 기도한다.
** 그런데... 그 전에 주일 미사라도 좀 나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