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list 차락차락차라라락.. 귓가에 가위 소리가 스쳐지나간다.. 날카로운 날들이 길어진 부분들을.. 필요없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을 ... 잘라내며 귓가에 속삭인다... 어느 가위는 철걱 철걱... 어느 가위는 사사사삭 사사삭... 때로는 칼이 서걱서걱 모로 머리카락을 도려낸다.. 거울에 비쳐지는 세 사람의 시선이 그 가위 끝에 집중되어 있고... 창 밖의 초록 나무와 신선한 바람이 상쾌함 마져 느끼게 한다. 그런 소리가 들린다. 바람 소리가 들린다. 기분 좋게 하는 편안한 소리가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그 상쾌함의 시작은 신뢰이다. 디자이너가 나를 다치게 하지 않으리라는 절대적 신뢰. 그리고 그가 작업을 끝냈을 때. 분명히 내 맘에 들 것이라는 절대적 신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그는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위험한 날을 내 몸에 들이대어도 나를 온전히 그에게 맡기고 오히려 편안하고 행복한 기대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관계란 그런 것이다. 신부족즉불신이라고 했던가. 행복은 휘발하지만 아픔은 앙금이 되어 남는다고 했던가. 머리를 자르고 난 다음날 아침 일어나는데 어이없이 느닷없이 왼 팔꿈치가 시리다. 한 번도 이런 적 없던 팔꿈치가 누구한테 엄살 피울 것도 없이 파스하나 턱 붙이고 적은 글. 비록 나는 몇 푼 동전 밖에 주지 못했지만. 나의 고단함을 덜어주고, 마음을 가득채워 주어 지금 껏 그 소리 마음에 남은 빈 슈테판 광장의 첼리스트.
Neithan
2007-11-29 0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