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늦은 밤 혼자 자는 방에 들어오는데 비로소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생각이 밀려왔다. 어느 햇빛 좋던 날 베란다에서 할머니의 나이 든 발톱을 바라보는 돋보기 안경 너머 아버지의 주름진 눈과 커다란 가위와 세개의 손톱깎이를 동원해 할머니의 발톱을 잘라내는 손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뭉클했다. 그 만큼 욕심이... 사진에 대한 욕심도 가득 났었는데. 막상 찍고 보니 맘에 드는 사진이 없었다. 오늘 밤 약해진 마음으로 보니 눈물이 뚝 떨어지게 그리워진다. 세월과 어쩔 수 없이 같이 걷고 계시지만 이왕 걷는 것이라면 세월의 손 이끌고 성큼 성큼 앞서 걷고 때론 악다구니도 부려주시길 못된 자식 그저 이쁘게만 바라보시는 눈길 손길 마음길에 어찌 미칠 수 있겠냐만은. 그저 사랑하는 맘, 부족한 표현... 또 그 이쁘게 봐주시겠지란 핑계로 기도한다.
Neithan
2007-05-09 0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