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al Shed
아무 이유도 없이
문득 멀리 두고 온 것들에게 한 통화, 걸고 싶을 때가 있다
사실은 두고 온 게 아니라 그냥 놓고 잊어버린 거라고
그들은 날 탓하겠지만 그래도 혹시 한번 쯤은 용서해주지 않을까
돌아가진 못했지만 너희들 때때로 잊지 않았음으로
외진 추억을 방문하는 어색한 방문자가 되어
나는 기다렸음을 겨울이면 찬 바람으로 얼어붙은 나뭇가지로 또
기도하였음을 봄이 되지 못하고 결국은 허옇게 튼 대지와 손등
그 마디마다 죽도록 누군가의 이름을 되뇌였음을
불러보았음을 혹시 이해해주지는 않을까
오늘도 어김없이 그 놈의
기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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