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파수꾼
10월 연휴 8일간 다이빙 투어는 짧은 제 다이빙 로그 사상 한 획을 그었던 투어였습니다.
그동안 여러회의 필리핀 투어와 괌, 술루씨 투바타하 리이프 리브어보드 투어,
국내는 제주도와 거제도 안경섬일대 투어가 전부 였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World's Best 포인트인 시파단 섬 투어는
떠나기 10개월 전부터 마을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습니다.(10개월전 예약)
이렇게 낮은 수심에서 엄청난 량의 대물들을 관찰 할수 있는곳이 시파단 뿐이기에 더더욱 밤잠을 설치며 어린 아이처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같이 투어를 다녔던 동료들과 강사님과 같이 할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부산에서 인천으로가 말레이시아 항공으로 코타키나발루로 가서 일박하고 새벽에 국내선으로 따와우로 가서 카팔라이에서
준비한 버스편으로 셈포르나 항구로 가는 동안까지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항구에서 카팔라이 리조트로 가는 스피드 보트를 타는 순간
“아! 드디어 다이빙 투어가 시작 되었구나” 하고 가슴이 두방맹이질 쳤습니다.
리조트에 도착하여 방배정 받고 장비를 풀어 첵크 다이빙을 하기전에 요즘 이 일대의 시야와 근황을 물어보니 마스터의 인상이
그리 밝지는 못했습니다. 필리핀에 발생한 태풍영향으로 시야가 좋지 못하다고 하더군요.
맘속으로는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시파단인데 하고 애써 마음을 좋게 가졌었습니다.
첫날 카팔라이 인근의 다이빙은 정말 한국 남해를 방불케 하더군요.
시야는 7미터 미만이었지만 대물들은 많이 볼수 있었습니다.
둘째날부터 시작되는 시파단 섬에서도 이러면 어쩌지 하고 걱정이 되더군요.
이일째 시파단 섬에서의 첫 2회 보트 다이빙에서는 그저 그랬습니다.
처음으로 기변한 수중카메라도 아직 익숙하지 못해서 스트로브 암 펴느라 시간 보내고 주위를 살피니 지나가는 바라쿠다 무리가 보입니다.
큰 무리는 아니었지만 어안렌즈로 사진 찍기에는 너무 먼거리였습니다.
거북이와 상어들 무리지어 다니는 젝피쉬 때들을 촬영하며 무사히 마치고 3일째 새벽에 버팔로를 보러 새벽부터 설쳤습니다.
새벽에 젤 첨 도착하여 부지런히 카메라 셋팅하고 오리발을 유유히 저어 갔지만 가도가도 버팔로 무리는 없었습니다.
늦잠자고 뒤늦게 무리리 찾아가느 작은 버팔로 세 마리 뿐이더군요.
출수하고 난 뒤 늦게 도착한 다른 팀들에게 물어보니 40분동안 실컷 보았다고 합니다. 엄청 열 받더군요.
현지 마스터도 미안해 했습니다.
물어보니 우리팀은 버팔로가 대오를 지어 출발하는 지점에서 입수를 했기에 조금늦어서 벌써 지나가고 없었답니다.
내일은 꼭 보게 해 준다고 해서 담날을 기대하며 다른 포인트를 구경했지만 시야도 흐리고 날도 흐려서 우리 맘도 덩달아 우울하더군요.
기도를 많이 한 효험이 있었던지 4일째 새벽다이빙에서 들어가자 마자 버팔로 무리들이 대오를 갖추고 출발하는 장면이
입수 지점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이더군요.
50분간 부지런히 따라다니며 모두들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새벽다이빙을 마치고 난뒤 모두들 뿌듯한 마음으로 그날의 다이빙을 즐겼습니다.
시파단 섬의 버팔로들이 크기와 개체수가 많이 줄었답니다.
이 사실도 환경오염과 관련된 것일까? 아니면 너무나 많은 다이버들이 그들을 귀찮게 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두 번째 참가하는 친구는 4년전에 왔을때는 지금크기의 2배는 되었다고하네요.
이놈들도 큰데 정말 큰놈은 얼마나 될까 상상이 안됩니다.
열심히 먹고 부지런히 배설하는 모습을 담아 보았는데 제대로 나온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