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서 서로 그리워하는 나무가 있어 어느 날 만나 포개어진다면 이럴까. 가지 뻗은 곳과 가지 뻗은 곳이, 옹이 진 곳과 옹이 진 곳이, 그 나뭇잎 한잎 한잎과 잔가지 하나하나, 잔뿌리의 잔털 하나하나까지 내 몸과 꼭 같이 구부러지는 이 느낌. 내 몸이 내 몸의 꿈을 끌어안은 것 같은 완전한 겹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도 많은 유릿조각을 삼켰던 것일까, 목 안에서 피비린내가 올라왔다. 한 번 두 번 세 번 ...... 나는 아프지 않고 아픔에 대한 관념을 경험하고 있었다. 전경린.
IDJ
2006-04-29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