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영원해도 대상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했을 때, 사랑이란 것이 하찮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영원을 향한 시선과 몸짓들이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난 듯이 사라져버리다니. 멀어져버리다니. 사랑은 점점 그리움이 되어갔다. 바로 옆에 잇는 것, 손만 뻗으면 닿는 것을 그리워하진 않는다. 다가갈 수 없는 것, 금지된 것, 이제는 지나가버린 것,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향해 그리움은 솟아나는 법이다. 그림움과 친해지다보니 이제 그리움이 사랑 같다. 신경숙
IDJ
2006-03-31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