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노숙을 꿈꾸다 지하철 계단 두남녀의 사랑싸움과 발자국소리에 눈을뜨다. 다섯번째계단에 왼발 여섯번째계단에 오른발 여덟번째계단에 왼팔 아홉번째계단에 오른팔 열한번째 계단 모서리에 머리가 걸쳐있다. 목을 쭈욱 내미니 열두번째 계단을 잇는 수직에 대롱대롱 걸려있다. 두남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빛이 있는 곳으로 점점 사라져간다. 지하철을 탈때 이따금씩 노숙하는 사람을 본다. 그리고 잠깐 생각하다가 다시 내길을 바삐 서두른다.
simgeum
2005-09-07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