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어느 날. 비 오는 날에 계단을 걷는다는 건 늘 고역이다. 젖은 평지보다 더 질퍽되는 계단에 자칫 잘못 발을 들여 놓으면 신발 안은 홍건한 물이 가득 고이게 된다. 비가 오는 어느 날, 친구로 보이던 두 여학생이 비가 내리는 계단을 한 칸 두 칸 올라간다. 과연 내게는 저 두 사람처럼 비오는 날에 같이 계단을 걸어갈 친구가 있었던가. 가끔은 어떤 한 순간을 가둔 사진이 진지하게 마음 속을 파고들 때가 있다. 비단 혼자 만의 생각일 뿐이라도 말이다. - 자작나무 올림
자작나무
2004-07-04 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