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날, 허리춤까지 쌓아놓은 눈을 신기해하며 터미널에서부터 걸어갔던 안목항에서는, 눈으로 뒤덮힌 모래사장 한 구석의 사내를 마주할 수 있었다. 상도 없이 흰 종이컵에 소주를 따르고 바다를 향해 잿밥을 던지며 연신 절을 하는 그에게는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가? 5분 남짓한 나름의 의식이 끝난 뒤 그는 홀연히 자리를 떳다. 갈매기만이 신이 날 뿐이다.
2014-07-31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