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Skyraider M/V CK ANGIE / 북대서양 누가 여행을 돌아오는 것이라 틀린 말을 하는가 보라. 여행은 안 돌아오는 것이다 첫여자도 첫키스도 첫슬픔도 모두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들은 안 돌아오는 여행을 간 것이다 얼마나 눈부신가 안 돌아오는 것들 다시는 안 돌아오는 한번 똑딱 한 그날의 부엉이 눈 속의 시계점처럼 돌아오지 않는 것도 또한 좋은 일이다 그때는 몰랐다 안 돌아오는 첫밤, 첫서리 뿌린 날의 새벽 새떼그래서 슬픔과 분노의 흔들림이 뭉친 군단이 유리창을 터뜨리고 벗은 산등성을 휘돌며 눈발을 흩뿌리던 그것이 흔들리는 자의 빛줄기인 줄은 없었다. 그 이후론 책상도 의자도 걸어논 외투도 계단도 계단 구석에 세워둔 우산도 저녁 불빛을 단 차창도 여행을 가서 안 돌아오고 없었다. 없었다. 흔들림이 흔들리지 못하던 많은 날짜들을 스쳐서 그 날짜들의 어두운 경험과 홀로 여닫기던 말의 문마다 못을 치고 이제 여행을 떠나려 한다 흔들리지 못하던 나날들의 가슴에 금을 그으면 놀라워라. 그래도 한 곳이 찢어지며 시계점처럼 탱 탱 탱 피가 흐른다 보고 싶은 만큼, 부르고 싶은 만큼 걷고 걷고 또 걷고 싶은 만큼 흔들림의 큰 소리 넓은 땅 그곳으로 여행 가려는 나는 때로 가슴이 모자라 충돌의 어지러움과 대가지 못한 시간에 시달릴지라도 멍텅구리 빈 소리의 시계추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누가 여행을 돌라오는 것이라 자꾸 틀린 말을 하더라도 이진명 - 여행
미스터톤™ / Skyraider
2013-05-09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