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그릇 2009년 늦은 가을 무렵 바다 바람이 조금은 차가웠던 날..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아내 친정 식구들과 동행한 여행길이었습니다. 다들 찬 바람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바다 내음과 몰아치는 파도를 구경하려 온 식구들이 해변가에 모여 들었습니다. 여기 저기 자리를 잡고 좋은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우왕 좌왕 거렸고.. 우리 가족도 한껏 들뜬 큰 아이를 선두로 아내와 작은아이가 포즈를 잡았습니다. 날도 추운데 "자~ 치즈.. 웃어봐~" 하는 아빠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작은 아이 수빈이는 시큰둥 합니다. 웃어보라는 말에 오히려 반항이라도 하듯 고개를 숙이는 수빈이의 사진이 눈에 밟힙니다. 2년이 훌쩍 더 지나 지금은 키도 더 크고 더 이뻐졌지만.. 무엇보다도 수빈이가 조금씩 마음의 그릇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즐겁습니다. 아직은 언니보다 못한게 많아서 가끔 뾰루퉁하고 심통을 부리기 일수지만.. 마음 속 깊이 가족을 생각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다는 것을 잘 압니다. ... 사랑하는 수빈아.. 올해 3학년이 되는구나.. 아빠가.. 우리 수빈이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아빠 닮아서 손과 발이 축축한 탓에 고생이 많아.. 마음이 많이 아프다. 항상 건강하고 이쁘게 착한 마음으로 올해를 맞이하길 바라고.. "사랑한다 수빈아~" ...
싸구려찬장에붙은칼라사진한장
2012-02-01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