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어릴적에 남자가 미용실을 가는건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반드시 남자는 이발소를 가야만 하던 시절이었고.. 내가 즐겨가던 이발소는 한남동 산동네에 있던 골목길을 타고 올라가다가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좌석이 두어개 정도 남짓 있었던.. 아마도 지금 생각에는 정식 허가를 받았던 곳은 아니었던 듯 싶다. 그만큼 가격도 일반 대로변에 있던 이발소와는 비교도 안되게 쌌었다. 어느 시절쯤이었는지.. 서서히 이발소들이 미용실에 밀려.. 경쟁에 밀리지 않으려고 퇴폐업소들이 생겨나면서.. 이발소는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되어갔다. 그렇게 수십년이 흘러.. 미용실에 들어가는게 더 자연스러워진 지금.. 최근에 자주 가던 미용실이 문을 닫으며.. 다시금 생소한 미용실을 새로 터야 한다는 부담감이 밀려온다. 역시나 미용실은 여자들의 공간으로 더 어울리고.. 남자들은 이발소가 더 잘 어울린다. 그 면도 거품향이 살며시 떠오른다.
싸구려찬장에붙은칼라사진한장
2009-06-19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