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지게 한숨 자다. 수종사에는 개가 두마리 있다. 누구나 좋아하고 신기해하는 청삽살개 퉁이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그냥 누렁이 한마리다. 절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퉁이를 찾는다. 안보이면 녀석이 어디갔나 두리번거리곤 한다. 누렁이녀석이야 이렇게 마당 한복판에서 낮잠을 자더라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누렁이와 퉁이는 누가 더 행복할까? 덧, 누렁이도 가끔 내가 퉁이를 안아주면, 다가와서 자기도 쓰다듬어달라고 머리를 드리밀고는 한다. 녀석도 제법 샘을 내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이녘
2003-12-09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