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가장 따듯해서 행복하다 느낄 때 그들은 나를 떠났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러 사유를 대며 떠나보내야 했다(떠나보냈다) 내가 살았던 유년기의 시대엔 사람이 없다 늘 빙하기만 존재했던 시간의 균열 속에 내가 그토록 사랑하고 싶었던 것들을 묻어두었다 자꾸만 목숨을 확인하며 존재를 알리고 싶은 시기였다 카터칼 12마디의 층을 오르내리며 긋고 싶던건, 착해서 버림받은 유년기. 그들이 배신하며 돌아선 순간 내 사랑은 성립되었고 손톱을 물어 뜯으며 위로했다 따듯한 것을 감지하지 못할 때 미리 뒤돌아서는 버릇으로 성장을 멈추었다 아무리 잊으려 노력해도 마주치면 무너지는 내가 싫다 멀리 폐쇠한 기억이 열리며 흩어지는 아픔이 여전히 생생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에게 상처준 사람이 너라고 생각하면 오기가 생긴다 따듯해서 고마웠다 사랑이 한낱 조롱과 같아서 집착하고 싶다 가장 난폭하고 상처주는 존재로 남아 오래도록 다음 생까지 그들이 내게 했던 방식 그대로
崔.M.J
2007-08-31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