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全在洙) 묘역번호: 2-22 생 애: 1969.05.15 ~ 1980.05.24 성 별: 남 출 생 지: 광주 사망 원인: M-16 총상 사망 장소: 진월동 앞마을 동산 기 타: 학생(효덕초등학교 4학년) 유 족: 전영병(부) 재수는 초등학생이었다. 효덕초등학교 4학년, 새 학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들꽃 만발하고 세상이 온통 푸르러만 가는 5월에, 그 아이는 엄마의 곁을 떠났다. 그날 재수는 동네의 전경 좋은 동산 풀밭에서 오르락내리락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꼭대기에 올라서 밑으로 내려오려고 준비하는 아이들, 그리고 열심히 꼭대기를 오르기 시작하던 재수는 콩 볶는 요란한 총소리를 들었다. 그 작은 아이들은 콩콩 뛰는 가슴에 엄마를 부르며 뿔뿔이 숨을 곳을 찾아 들었다. 재수도 동산 위를 향해 덜덜 떨며 오르고 있었다. 재수의 발에서 고무신이 벗겨져 나갔다. 아흐레 전 엄마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애지중지 아끼던 고무신을 버려두고 올 수 없었던 재수는 고무신을 주우러 돌아섰다. 빗발치던 총알은 재수의 다리며 등에 가서 박혔다. 자그마한 아이의 허리에서 대퇴부 사이를 무려 여섯 발 이상의 총알이 지났다. 배와 다리 사이가 만신창이가 되어 재수는 즉사했다... 단란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다. 아들이 죽고, 엄마가 뒤를 따랐으니, 재수의 아버지도 다른 형제들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서로 방황했다. 아버지는 여전히 술을 입에서 떼지 못했고, 아이들은 아버지의 말씀보다는 각자의 마음에 따라 행동하고 생활했다. 깨어진 가정의 행복 앞에 아버지는 자신을 책망한다... “재수가, 얼마나 수말스러운지, 어른들 말을 그렇게 잘 들었어. 뭔 말만 하믄 금방 따르는 아이였당게. 근디 내가 마당에서 지 동생이랑 놀고 있는 그놈한티 시끄럽다고, 조용히 좀 놀으라고 한 마디 한 것이여. 긍게 재수가 놀던 것을 뚝 그치고 있다가 심심했든지 나가서 놀고 온다고 나가등만. 지 동생은 내가 뭐라고 하든지 지 맘대로 떠들고 노는디 말이여. 그렇게 나갔는디 그 놈이 총을 맞아부렀어. 내가 조용히 하라는 말만 안 했어도 재수가 안 나갔을 것인디. 내 탓이여.” 5․18 민중항쟁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中에서 http://www.raysoda.com/hyunreen
현린[玄潾]
2007-03-06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