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졸업해요. 한때 정말 많이 원망하고 미워했던 나의 아버지. 아니, 누구보다 아버지를 부끄러워 하고 수치스러워 했던 나. 밤늦게 술취해 들어와 한숨 쉬는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고 돈이 없어 가고 싶었던 학교에 보내주지 못한 아버지가 미웠었습니다. 꾹 다문 입술과 피곤한 아버지의 빨간 눈 굳은 어깨 까칠까칠한 턱. 그런 아버지의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 마음에 안들었던 나. 바보같이 그런 아버지에게 힘이 되어주기는 커녕 항상 말썽만 피우고 속썩혔던 나. 아빠, 하나밖에 없는 아빠. 많이 힘들었죠? 이민와서 ...우리 많이 힘들었었잖아요. 그래요, 아버지가 제일 힘드셨죠. 그 힘든 와중에도, 그렇게 밤늦게까지 일하며 새벽마다 무릎이 저리도록 기도하며 힘든 내색 한번 안하시던 아버지. 미안하다고, 돈이 없어서...어쩔수가 없다고 그렇게 말하시면서 내게 처음 눈물을 보이셨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나를- 조건없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아버지. 지극히 평범한, 아니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못난 내가 최고라며 자랑스러워 하신 나의 아버지. 아빠 못난 딸. 이제 졸업해요. 졸업식날 아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아빤 오실수가 없다네요. ... 아빠 감사해요. 많이 부족한 날, 이때까지 아낌없이 보살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우리 아버지. 정말...너무 많이 사랑합니다.
블루미흐
2003-05-28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