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따 게이트웨이오브인디아 광장에 앉아 책을 읽고있는데 한꼬맹이가 다가왔다. "사진 찍어주세요" "당연하지!" 허리를 꼬으며 자세를 취하는데 한두번 해본게 아니다 11살짜리 꼬맹이 어디에서 그런 요염함이 나오는 걸까. 씁쓸했다. 그들은 흔히 이방인들이 좋아하는 포즈를 알고있고 정도껏 취해 줄수있는 준비가 돼있다는 것이다. 분명 다른 외국인들이 사진을 찍어주고 얼마씩 돈을 쥐어 주었을것이다. 이런사진에 나는 과연 무슨의미를 담을수있을까. 멍하니 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꼬마를 보니 어느새 손이 내시계에 손이 가있었다. 악의는 없어보였다. 머리를 꽁 쥐어박으며 물었다. "이름이뭐냐" "수니따. 그리고 얘는 내동생이다" "집은 어디냐" "..." "부모님은 어디계시냐" 수니따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돌렸다. "미안하다" "괜찮다. 그런건 중요하지않다" "그래! 집보다 중요한건 얼마든지 있으니까 예를들어.." "10 루피!" 사실 그들에게 돈의외에 것은 사치일테니까. 무언가 주입을 하고싶었던 내 알량한 이기주의에 숨이막혔다. "좋다 오늘은 나랑 종일놀자 좋아?" 딱히 구경하고싶은것도 없고 시간이 없는것도 아니다. "10 루피!" "대신 놀아준다니까!" "그래 니가 원한다면" 한참을 놀고있으니 그게 구경거리가 됐는지 주위엔 또 어느새 인도인들이 가득... 몇몇은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기꺼이 관람객이 돼주었다. "수니따. (다떨어진 신발을 보여주며)사실난 거지다. 배고프다. 10 루피만 달라." "없다" "나 만나기 전에 돈받은거 다알고있다 내놔라" "안된다 없다" "배고파 죽겠다 얼른!" 수니따의 동생은 거의 울상이 되었고 수니따는 어느새 동생을 버리고 도망가고있었다. 열심히 쫓아가면서 "10루피"를 외쳐대자 무슨일인가 싶었던지 내뒤로 십여명의 인도인들이"할로자빠니 무슨일이냐!"를 외치며 뒤따라 왔다. 결국 나한테 잡힌 수니따는 한껏 쏘아 보면서 힌디로 몇마디를 던지자 주변은 온통 웃음바다가 되었다. 머쓱해 하자 풍선을 팔며 계속 관심을 보이던 한 인도인이 내 삼각대를 보며 그게 뭐냐고 물었다. "내무기다" 하며 어깨에 짊어지고 바추카포를 흉내내면서 왁! 겁을주자 일제히 한걸음 물러섰다 내가 재밌어 하자 따라웃는 그들. "나는 무기가 있어야 된다. 왜냐면 인도는 위험하니까" "아니다" "위험하다" "한국이 더 위험하다" "아니다 인도가 더위험하다. 한국에 가본적이 있느냐?" "없다" "그런데 어떻게 아느냐 난 둘다 가봤다 인도가 더위험하다" "아니다 나도 한국인을 많이 봤다 한국인은 위험하다" "맞다 한국인이 휘험한건 사실이다 모든 한국남자는 군대를 다녀왔다(찔린다) 한국인에게 싸움을 걸면 안된다 그들은 m16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넌 없다 . 넌 그냥 웃긴놈이다" "그래 내가 졌다 거봐라 한국인을 이기다니 역시 인도는 위험하다. 가자 수니따!" 수니따를 데리고 조그만 식당에 데려가서 다식은 짜파티를 나눠먹고 이젠 그만호텔로 가야겠다고 하니 결국 또 10루피를 외쳐댄다. 나도 주고싶다 그깟 10루피 채 300원하는걸 줘버리면 그만이다. 그래서 수니따가 동생과 한끼라도 더먹을수만 있다면 난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그럴순 없다. 즐거웠던 시간이 고작 10루피의 대가로 끝내기는 죽어도 싫었다 화난 목소리로 노! 라고 하자 수니따는 힌디로 무슨말인지를 내뱉으며 동생과 휘 가버렸다. 담배 몇대를 피워제끼고 호텔에 돌아오니 수니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새 누구에게 돈을 받았는지 1루피를 쓱 내밀며떨어진 신발을 고치라고했다 나는 울먹거리며 수니따를 꼭 안아주...........와같은 비하인드스토리는 없다. 수니따는 가버린것이다.
한지
2004-03-11 0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