交 感 - Sympathy
카메라를 한손에 쥐고 호수공원을 거닐다 지쳐갈 무렵이었습니다.
문득 호숫가를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가만히 호수쪽으로 등 돌리고 서 있는 한 꼬마 소녀가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부모님과 친구들과 함께도 아닌 듯 보였고...
입고 있는 옷도 무언가 달라보였습니다.
그러한 점들이 저를 이끌었나 봅니다. 가만히 뒤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꼬마 소녀는 누군가가와 이야기 하고 있는 듯 싶었습니다.
이상해서 옆에 다가가서 보니...
그녀는 그녀의 손 위에 앉아 있는 작은새와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약간의 충격과 놀라움을 주는 모습이었지만... 다른 이들은 그저 스치듯 우리들 곁을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꼬마야~ 새가 왜 안 도망가지?"
"왜 도망가요?"
"....." "혹시 네가 키우는 새니?"
"네..."
"아무리 키우는 새라도 이렇게 새장에 넣어놓지 않고 다니다 도망가면 어떻게?"
저를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순간 당황스러웠습니다.
"혹시 날지 못하니?"
"ㅇㅇ 저 오빠에게 가봐~" "오빠 손 펴봐요~"
그 순간... 잠시 저를 쳐다보던 작은 생명이 제 손위로 날아왔습니다.
잊지못할 장면을 남기고자 허겁지겁 카메라에 담은 사진....
미숙한 솜씨를 안타까워하지만..... 그래도 이 사진을 볼때면 기분이 묘하게 흐뭇해집니다.
다시 그 꼬마와 작은새를 만날 수 있게 되어 이 사진을 전해줄 수 있게 되기를....
F80d // 센츄리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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