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비둘기들이 날아올랐다. -할말이 있어.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 한다. 아주 힘겹게, 힘겹게 말을 꺼내려 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걸까. 내 신경은 온통 그녀를 향하기 시작했다. 설마. 아니기를. 문득 고개를 드는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난 그녀를 바라보았다. -후우... 한참이나 먼 하늘만 바라보던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입을 뗐다. 그때, 비둘기들이 날아올랐다. 푸드득. 힘찬 날개짓. 사람들의 탄성. 그녀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달싹거리던 입모습만 보였을 뿐. 하지만. 소리는 안들렸지만. 너무나도 잘 들렸던 그녀의 한마디. -안녕. The Situation. 이별. 다섯번째 이야기. --------------------------------------------- BGM : Noir OST - Fake Garden.
kaya
2004-03-05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