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눈
아마도 오늘 내린 눈은,
이번 봄을 앞두고 내리는 마지막 눈이 될 것 같습니다.
아침에 라디오를 듣는데,
오늘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하늘을 보니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다는 DJ의 말에,
저 역시 학교가는 길에 올려다보니 공감을 안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일기예보를 믿는 편이라 작은 우산을 책가방에 넣고 길을 나섰답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서서히 눈발이 흩날리더군요.
같이 전철역으로 향하는 길에 동생의 물음.
무슨 눈이 이렇게 내리나.
야, 임마.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데 이렇게 힘이 없는게 당연하지.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답니다.
지하철에 내린 순간부터는 눈은 자신을 잊지 말라는 말이라도 하는 듯이,
함박눈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운동하러 가는 길에,
혹시나 해서 친구에게 빌린 뒤 아직 반납하지 못한 디카를 가지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눈은 다시 그치고 사위는 이미 어둑해져서 찍을 사진은 없었습니다.
그후 운동을 한 후 집으로 오는 길.
마치 조성모의 뮤직비디오에서 보았던 눈발이 하늘에서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사진기를 꺼내들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눌러댔답니다.
그렇게 올 겨울 마지막 눈을 간직해두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