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잠이 들었다
내려야 할 역을 몇 정거장쯤 지나 잠에서 깨었고
기차의 여승무원을 찾아 사정을 이야기 했다
승무원은 소형 전화번호북 같은 책자를 꺼내어 공항으로 가기위한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그 소형책자에는 빽빽이 시간과 기차명이 인쇄되어 있더랬다.
기차며 버스며 모바일 어플로 모든 정보를 얻고 있는 시대에 그 책자는 비 효율적일지 모른다. 루트를 알려준 여 승무원도 책자를 살피며 자신도 헷갈리는지 다른 칸의 동료에게 공항행 기차 노선에 대해 물어가며 안내 해주었다. 모바일 어플이었다면 출발지와 목적지만 입력하고나면 간단히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비효율성이 좋았다. 비효율성으로 인해 얻게 되는 친밀함이 좋았다. 기계와 친해질 수록 사람과는 멀어지고 그 외로움을 다시 기계를 통한 소통으로 해소하고자 하는 세상이다.
기계로 위안이 된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편리함을 잠시 내려놓고 숙여던 고개를 들어 사람에게 다가간다면 이 흉흉한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하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