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한 명과 경주로 향했다. 친구는 작 년 한 해 동안 모든 연락을 끊고 오로지 수능 준비를 했다. 내 주변 누구보다 노력을 했던 친구였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니. 매우 안 좋았다. "같이 여행갔다오자. 베트남도 프랑스도 아닌 가까운 곳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욕심없이 다녀오자." 천 년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경주의 이곳저곳을 걸어다녔다. 떠오르는 시를 읊고 생각나는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 안압지. 이미 해는 떨어져 어둑한 산책로와 조명을 반짝이는 안압지를 조용히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고 저 먼 앞을 보았다. 거기엔 그 어느때보다 밝고 커다란 달이 떠있었다. 헉. 하고 숨이 막힐 정도로 큰 달이 우리 앞에 떠있었다.
조제(joje)
2016-04-02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