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쏴라
" 난 청춘의 환영. 젊은이에게만 보이는 존재지. 흐르는 시간속을 여행한단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아주 미세하게 늙었음을 느낀다. 한때는 정신적 성장이라고 착각하곤 했지만, 짧은 해방감을 얻은 것에 대한 시간의 형별 같은 것이다. 그럴 때마다 메텔의 명대사를 되내어 보지만 젊은이들에게만 보이는 환영 따위 내게 나타날 리 없다. 대신 현실에서 확고한 위치를 가진 것들만이 앞서 산 자들의 지혜와 검증된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옥죌 뿐이다. 안타깝게도 그 패키지에 머리를 끄덕이는 횟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환영이 보이면 병원에 가야할 판이지만, 청춘의 촉수가 저녁놀처럼 소멸해가고 있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참 쓸쓸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