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고기를 먹고 술을 마셨다.
자꾸 노인 마냥 살지 말라며,
H가 자신의 여자친구의 친구를 불렀다.
덧니가 있었다. 눈이 컸다. 담배를 잘 피웠다.
스물하나. 너무 어렸다.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정도는 했다.
우리는 장소를 이동하여 노래를 부르러 갔고,
절룩거리네를 불렀고,
가족사진을 불렀고,
이적의 레인을 불렀고,
그러다 나는 너무 피곤하여 소파에서 잠깐 잠을 잤다.
유림노래방 사장은 열두시 좀 안 돼서
서비스 시간을 자꾸 넣는 만행을 멈췄다.
그리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은근히 쌀쌀했다.
어제는 이미 지난 여름이었고,
꼭 오늘로서 가을이 된 것만 같았다.
-안녕히 가세요,
정도는 했다.
집으로 오자마자 공과금 오만 사천칠백오십 원을 이체했다.
잔금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
피곤했다.
조금 지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