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시간
툭툭
혹은
팍팍
지치고 아팠던 시간들을 털어내 듯
나의 옷들이 기억하는 상처들을
완전히 털어내고 나면
적당히 물기를 먹은 빨래가 걸린다.
오후 내내
또는
밤을 건너
처음으로 내 몸이 아닌 것과의
촉촉한 온기를 나누던 그 때처럼
다 마른 옷의 살결은 부드럽고 따뜻하다.
조각의 온기들을 걷으면서 생각한다.
옷들이 기억하는 그날의 햇살과 바람과
그 바람에 묻어온 꽃들의 이야기,
구름 사이를 비행하던 것들의 멋진 날개짓을.
그리고 나와 함께 여행할 옷들의 미래를.
_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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