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구미?
구미 4공단에 자리하고 있는 일본계 기업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코리아가 사내하청업체 GTS와 도급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면서 17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사실상 해고통보를 받았습니다. GTS노동자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아사히글라스사내하청노동조합을 설립한지 한 달 만입니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생산물량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계약해지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3개의 하청업체 중 왜 유독 노조가 설립된 업체만 계약해지를 한 것인지 의문이고, 물량 감소는 GTS와의 계약 갱신 이전부터 발생한 것이며 또 예상되었던 것인데 이처럼 급하게 도급계약을 해지한 이유에 대해서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습니다. 물량감소는 핑계일 뿐이고 노조설립이 계약해지의 이유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구미시는 아사히글라스 공장을 유치하면서 50년간 토지무상임대와 5년간 관세, 법인세, 지방세가 전액 면제의 파격적인 특혜를 제공했습니다. 면세의 다른 말은 조세지출입니다. 정부가 실제로 지출하지는 않았지만 걷어 들이는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지출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합니다. 즉, 우리 국민과 구미 시민은 아사히글라스에 세제혜택 만큼의 보조금을 지급해 온 것입니다. 아사히글라스는 이러한 혜택에 힘입어 연평균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현재 7,200억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노조파괴와 대량해고입니다.
이 싸움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승리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또다시 170명의 노동자를 양보할 것입니다.
기업의 배신을 우리는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고, 또 언제까지 우리 이웃의 삶을 양보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