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동 266번지 #3 낮아 저만치 버려진 산 쓰러지듯 흘러 들어온 산 낮은 산에 내가 있네 기름진 평야에서 밀려난 사람들 힘없고 못나고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든 산 낮은 산 낮은 산에 나를 묻네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말없이 쓰러져 흐르네 더는 낮아질 수 없는 산 낮아서, 더 할 수 없이 낮아서 하늘과 가슴이 포개져 하늘의 심장 소리 들리는 곳 언 바람 우는 낮은 산에 뜨거운 그리움이 사네 저 밑바닥에서 손잡고 걸어오는 새푸른 씨알 뿌리들이 사네 - 박노해 낮은산 -
단무지
2004-02-22 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