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
고물상에서, 패딩 잠바를 입은 사장은 들어온 물건을 손질하고 있었다.
사진작가라고 소개하고 촬영 허락을 구했다.
고물은 찍어도 되는데 자기는 찍지 말라고 했다.
"예쁜걸 찍어야지 뭐 이런걸 찍어."
"예쁜건 구라잖아요."
고물값이 반토막 났는데 내야 할 세금은 느니까 힘들다, 공무원 월급부터 줄여야 된다며 욕을 하셨다.
이쪽으로 가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말을 돌렸다.
그는 내게,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주로 풍경이었고, 간간히 친구 사진이 있었다. 가족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묻지 않았다.
(20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