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 Half
삶의 바닥에 잠시 기대어
벼랑 끝 안식처, 날 선 줄 위의 해먹.
여기서 잠깐 자고 나면 다른 햇볕이 내 두 뺨을 감싸안아
풋풋한 미소로 해맑게 웃네
시간을 함께 타고 이젠 고통 없는 곳으로 가자.
우린 이렇게 철없음을 나누고 마음으로 다하자.
여전히 내 안식의 깊이는 끝이없지만
가녀린 손가락 사이의 온기가 따뜻한 가슴에 상처를 보듬는다
내겐 특별한 사람.
안식의 바닥은 시선 흐린 또렷함.
어깨로 스미는 이 여름 바닷바람은
과분한 동정론, 넘치는 의욕에 마주잡은 두 손이 무너진다.
선명한 목적지에 수많은 선택으로 갈라지는 사람들을 보며
다시 한번 안치된 존재를 일으켜 불투명한 행선지로, 삶으로.
내 가슴의 절반은 또 책장 위의 먼지가 되어
멀어지고 지워지고 사라지고 잊혀질거다..
세상의 질문에 답 할 수 없었던 시간에
그 눈물어린 물음들에 내가 가진 입을 막았어야 했음을
안식 속에서 나눈 진심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바닥 간절함으로 원했다는 것을 ..... 2010 Autum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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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r of brilliant life #29
♬ 반의 반 - 이승환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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