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했을 거란 생각이다. 난 말이야…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 뭐가? 내가 볼 땐 그래, 그래서 경제력이 좋은 남자를 만난다거나 그런 일들… 그러니까 일단은 그래서 눈에 들어온 다는 얘기지. 직업을 본다거나 집안을 따진다거나… 말하자면 그런 배경이 있어야 오우, 케이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그에 맞는 결혼을 한다거나 그에 따른 윤택한 출발을 하는 일은 사랑 이 아니라 영리활동이란 얘기지. 그것이 좋고 나쁘고의 얘기가 아니라… 뭐랄까, 그런 활동을 통해 어쨌거나 그만큼의 이익을 얻은 거잖아. 그럼 된 거 아닌가? 사랑해 주지 않는다거나, 생 일인데도 그냥 넘어갔다거나… 말했듯이 그 언니가 몸이 아픈데도 바쁘다며 신경을 써주지 않 았다거나… 그런 일들 말이야. 그런 건 그야말로 욕심인 셈이지. 즉 이윤을 추구해 놓고 자기최면이라도 하듯 이건 연애야, 그래서 우린 결혼한 거야 라고 다들 믿는 게 아닐까 싶어. 그러고는 사랑이 식었다는 둥, 환상이 깨졌다는 둥… 애당초 동기가 된 영리활동에 대해선 끝 까지 부정하면서 말이야. 즉 세월이 흐를수록 남자 입장에선 돈만 벌어다 주면 되는 거잖아, 난 돈 버는 기계인가… 의 자각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잖아. 그런 당연한 일을 왜 서운하게 생 각하냐는 거지. 즉 매우 이상한 일이긴 하지만 그런 착각이나 포장을 버리지 않는 습성이 인간에겐 있다는 생각이야. 즉 투명하게 생각한다 면 대부분의 결혼생활에 사랑이 없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어. 그러니까 정말 서로 가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은 실은 지극히 희귀하다는 얘기지. 재벌의 수만큼이나… 혹은 권력을 쥔 인간들, 또 스크린을 장악한 스타의 수만큼이나 희귀하다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 고 끊임없이 착각하고 포장을 일삼는 이유도 마찬가지지. 실은 인간은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가 없는 거야. 사랑 받지 못하면 살 수 없는 거라구. 어쩔 수 없이, 끊임없이 영리활동을 하면 서도 사랑을 하는 기분, 사랑을 받는 기분… 같은 걸 느끼고 싶은 거야. 인간의 딜레마지. 그 러니까 언니들한테 얘길 해. 언니들은 그냥 그렇게 살면 되는 거라고. 남자들이 다 똑같은 게 아니라 함께, 똑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라고.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那由他
2014-10-15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