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자세에서도 우리는 밝을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어떤 목소리로도 서로를 부를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다리가 없던 검은고양이 아지는 방 안의 불편한 의자로 굳어버렸고 우리는 갸릉거리는 의자를 술에 취할 때까지 괴롭혔지. 밤이 새도록 하얀 눈이 빨갛게 익어가도록. 우리가 덮고 누운 그림자가 어느 계절의 것이었는지도 알지못한 채 간간히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신음하던, 망쳐버린 문신 같던 밤 "아름다워. 저 달과 꼭 닮은 삶이고 싶어" 아파트 옥상 끝에 걸려 펄럭거리는 하얀 천쪼가리를 보며 당신은 말했지만 상관없었다. 어떻게든 취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추상적인 시간이었으니까 갈 곳을 잃었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억지로 찾아 온 땅이었으니까 미처 몰랐지. 당신의 모자가 그렇게 구겨졌을 거라고는. 당신을 눕히고 올라 선 이 높이가 그토록 깊은 침묵이었을 줄은- 넘어진 술병이 바닥을 조금씩 적실 때마다 낮게 웅크리던 당신은 결국 무덤이 되었고 당신을 핥던 나는 별안간 소리를 질렀다. "그만 좀 고개를 들라!" 묘지를 지키던 벽 속의 검둥개들이 사방으로 나를 찢어발긴다. 그 어떤 자세에서도 서로를 밝힐 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 그 어떤 목소리로도 서로를 부를 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 형광등에 매달린 오래된 거미줄처럼 나는 희미하게 대롱거렸다. 놀이터의 오래 된 그네가 푸른 전구들로 뒤덮이고 어릴 적 텃밭에 묻어놓은 열쇠가 잘그락 거리는 시각. 찜질방 건물 밖으로 꾸역거리며 나오는 취한 노동자들의 흐물거리는 눈빛을 정독하는 사거리의 여자들 위로 콘돔 같은 밤구름이 흐른다. 삐라처럼 흩날리는 생의 서슬퍼런 저 외침을 나는 이제 빨갛다 하지 못할 것이다. 그 누구도 오랜 시간을 정자세로 누워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소매가 긴 셔츠를 꺼내입고 거울을 본다. 모든 구멍에서 길들이 흘러나온다. -당신이 본 건 어쩌면 정말 달이었을지도 몰라. tv에서는 태양을 갉아먹고 자라난 네모난 아이들이 둥글게 둥글게 과수원의 벌레들을 밟아죽이며 노래를 한다. "Murderers, You're murderers. We are not the same as you Genie let out of the bottle- Funny ha ha, Funny ha!" 쫓아오는 이들이여, 나의 세 치 혀를 제자리로
요청을 이해 못했습니다
2014-10-03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