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것들...
오늘 산을 올르면서 생각했어
겁날것도, 무서울것도, 후회할것도 없다고...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것이 뭐냐...하고 물으면
단번에 말할거야
"저를 잃어버리는거요..."
"어떻게 너를 잃어버려? 물건도 아닌데??"
"그렇지 않아요... 나는 나를 하루에도 수백번은 잊어버리는걸요..."
"잃어버리는게 너에대한 어떤것들이야?"
"뭐라고 단정짓기 어려운데..제 안에 키워왔던 사상이나 생각..희망... 수백개되요"
홀가분한 마음으로, 금요일 토요일엔 안면도에 다녀왔어.
그토록 매서웠던 바람을 이기고 바라본 안면도의 꽃지도 좋았지만,
개심사에 오르면서 얘기치도 않게 가슴이 울렁거렸어
2년만에 찾은 개심사는 그때보다 못한 듯 서운했지만...
그건 나의 작은 교만이였다는걸 알았어.
사람들을 멀리 뒤로하고 개심사 뒷편에 자리한 대나무숲을 걷고있을때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아버렸어.
바람소리였지... 바람소리가 나뭇잎들을 흔드는 소리 말이야..
부비부비 휘이~~~~~ 부비부비 휘이~~~~~
그제서야 내가 방황하고, 힘들어했던 것들에 대한 안식을 찾을 수 있었어...
다시 자리를 옮겨 아직 녹지 않은 눈길을 따라 걸으니,
이번엔 졸졸졸 시냇물 소리가 나를 울컥하게 했어...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내 바로 아래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잎이 눈위에 있었어...
결코 지었다고 해서 그 품위를 잃지 않은...
결코 떨어졌다 해서 그 자태를 잃지 않은...
어떻게 보아도 이쁜...단풍잎 하나가 말이지...
살려면 그래야한다고 또 내가 잘하는 다짐 해버렸어.
이 세상 자연은 어느하나 미운것이 없는데
사람들...참 많이 아파하고 미워하고...
나역시 그런것들에 아파했었고...
여행이란것이 좋은것이다..또 한 번 느끼고...
이렇게... 이쁜 눈물 지으며 오늘도 봄이오는 청명함에 감동하며 눈을 감았어...
안녕...
내 사랑하는 사람들...
꼭 꼭...꼬옥... 이쁜 눈물 지어줘...
2004년 2월 다시 박차고 일어난 스물 아홉 미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