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고 달려와
역시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항구에 닿았다
물 위의 것들도, 하늘 위의 것들도
제 자리에 끼익 끼익 닻을 내리고
그것들 대신 노랗고 빨간 하루의 부스러기들이
이 배에서 저 배로 뛰어 건넌다
오래오래 달려와
본 것은 멈춰 선 것들...
길의 어느 끝에 닿았을 때도 다르지 않았어라, 그러니
길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야 하는 평상을 후회하는 것이다
당신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아니면 안되는 나를 후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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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4일. 안면도 어느 길 끝의 항구
/ EOS 1D + Tamron SP 28-75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