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주말 여행중.. 오대산 월정사를 거닐고 있었습니다. 수줍게 다가오시는 두 분의 비구니승. "저어기, 사진좀 찍어주시겠어요?" 의외였다. '사진 찍어도 되겠어요'에 익숙한 찍사에게 스님들께서 먼저 사진을 찍어달라 하시니.... "자 조금만 앞으로 와 보세요" 찰칵. 역시나 굳은 모습의 차렷 자세..... 전형적인 단체 관광 포즈. "자 힘 푸시고 웃어보세요.." ㅡㅡ;;; 더 굳어져만 가는 포즈... 그순간 갑자기 나이든 스님이 젊은 스님께 제안합니다..."스님, 모자 벗구 찍읍시다" 찰칵. 사진을 보낼 주소를 받아들었습니다. 경북 청도군 보갑사 영담스님. '스님들도 나들이란걸 다니시는구낭...' 기쁜 웃음을 월정사 경내에 뿌리시며 소풍나온 소녀들처럼 해맑은 표정을 지으시는 비구니승의 모습을 보며 잠시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porori
2004-02-16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