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은 자유의 패러디이다. 헐거운 양식, 감추어진 양식은 낙원이 패러디라는 운명 자체를 감추려 한다. 감추어지는 운명이란 없다. 양산보는 젊은 스승 조광조로부터 얼마나 멀리 흘러왔는가. 양산보는 그렇게 흘러서 조광조와 매우 가까운 곳에 소쇄원을 차린 셈이다. 저녁 어스름 속의 소쇄원에서 나는 사약 한 사발에 피를 토하고 죽은 조광조의 혼백이 풀 먹인 도포자락 휘날리며 무어라고 쉴새없이 중얼거려대면서 제월당 뒤쪽 숲을 거니는 환영을 보았다. '풍경과 상처' (김훈) - '낙원의 치욕' 중에서 2014. 1 담양 소쇄원 tc-1 / e100vs
김현준
2014-04-27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