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난 지금도.. 내게는 10년이 지났는데도 버리지 못하는 신발이 있다.. 10년 전 어느 가을날, 평소 신고 다니던 운동화가 헤지고 떨어져 새 운동화가 필요하던 내게, 오랜만에 시골에서 올라오신 아버지께서는 내 운동화를 보고는 새 운동화를 사주시겠다며 나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내심, 그 당시에 슬램덩크의 열풍으로 농구화가 유행하고 있었기에 내가 평소에 갖고 싶어하던 리복의 펌프라는 농구화를 아버지께서 사주시길 바라며 한껏 부분 기대를 가지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아버지는 내 기대와는 달리 몇 군대의 스포츠 대리점을 지나서는 그냥 시장 안으로 들어가시는 것이 아닌가.. 그때 까지만 해도 철이 없던 나는 시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내가 원하던 운동화를 살수 없다는 생각에 이미 맘이 상해 버렸나보다. 힘든 농사일을 뒤로하고 오직 아들 얼굴한번 보러 오겠다며 2시간이 넘는 길을 달려오신 아버지.. 그런 아버지께서 시장 어느 한 귀퉁이에서 파는 신발들을 1시간이 넘도록 내가 맘에 들어할만한, 내게 어울릴만한 신발을 이것저것 들어 보이시며 골라 주시려 애쓰셨지만 신발을 골라 주시던 내내 내가 꿍하고 일그러진 표정만을 지여보이며 신발을 고르지 못하자 내 표정을 읽으시고는 신발은 다음에 사자며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셨다. 출발할 때와는 달리 아무런 말없이 10여분을 걸어 도착한 집 앞, 대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아버지는 말없이 내게 따귀를 한대 때리셨다. 그때 나는 15살밖에 안된 철없는 어린 아이였기에 아버지가 나를 어떤 맘에서 때리셨는지는 생각도 못한체 신발도 못 사고 따귀를 맞은 것이 서러워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런 나를 바라보시던 아버지께서는 내가 우는 모습에 맘이 아프셨는지 밖으로 나가셔서는 한참이 지난 후에야 술이 얼큰하게 취해 돌아오셨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를 부르신 아버지.. 아무런 말없이 내 손을 붙잡으시고는 택시를 타고 백화점으로 가서 내가 제일 맘에 드는 운동화를 골라보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그래서 난 미안한 마음에 한참을 망설인 후에야 그렇게 같고 싶어 하던 리복의 펌프 농구화를 골랐고 아버지는 그 당시에만 해도 엄청나게 비싼 그 신발을 호주머니를 탈탈 털으셔서 내게 사주셨다. 나는 10년이 지난 아직도 선명히 기억한다 새 신발을 사고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나를 바라보며 쓸쓸히 웃음 지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나는 10년이 지난 아직도 선명히 기억한다 새 신발을 사고 돌아와 집안으로 들어서던 순간 신발장으로 안으로 집어 넣으시던 시장에서 파는 제일 싼 아버지의 낡고 닳은 흰색 운동화를.. 그래서 난 10년이 지난 지금도 신을 수없는 이 낡은 운동화를 버리지 못하나 보다. 이 낡은 운동화가 나를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이였다는 것을 알고있기에.. 그래서 난 앞으로도 이 신발은 버릴수가 없을것 같다..
vocalist
2014-04-12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