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 목련
봄, 밤 목련
20110412 부천역
팀 회식이 있는 날이었다. 그는 여동생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다줘야 한다며 2차가기를 꺼려했다. 그는 부천대 먹자골목에서 부천역까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몰라 조금 당황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런 그를 팀장님은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었고, 2차 장소에 먼저 가 있으라고 한 날이었다. 그와 헤어지기 전 봄 밤의 기운이 물씬 묻어나는 사진 몇 개를 찍었다. 네온사인이 예쁘다며 나를 찍어준 사진은 조금 흔들려있었다. 봄 밤 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왔고, 그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하며 귀가할 준비를 했다. 한 손에는 오늘 택배로 배송 온 그의 새로운 조던 운동화가 들려있었고, 그의 등에는 얼마전에 구입한 보라색 가방이 업혀있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역 쪽으로 향하는데 길을 헤맬 것 같다고 생각한 이팀장님이 근처까지 데려다 줘야겠다 말했다. 어디를 가도, 새로운 세상 모르는 세상. 인천에서 부천이 얼마나 먼 거리라고 여기나 거기나 거기서 거기이지만, 밤 거리를 처음 걸어보는 소년처럼 그는 살짝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는 밤 늦게까지 친구들을 만난 적이 없으며, 밤 늦게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어 본 적이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