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할 정도로 행복한!>
Tasmania의 주도인 Hobart에서는 매주 토요일 큰 장이 열린다. 이름은 Salamanca Market. Tasmania 특산물인 꿀부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와인, 세상에서 아마 제일 맛있는 체리, 안 먹어봤지만 맛있을 것이 분명한 사과등등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장터다. 개인적으로는 호주에 1년을 거주하고 여행하는 동안, 가장 멋있었고, 좋았던 곳이다.
지나가던 멋진 아저씨 행인은 나를 툭툭치며 말했다. "당신이 들고 있는 그 미놀타 카메라 끝내주죠??? 내 첫번째 카메라거든요!!" 난 서툰 발음과 어색한 표정으로 겨우 대답을 던졌다. "사실 아버지꺼예요. 처음 쓰는거라 잘 몰라요." 그 아저씨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나에게 "곧 알게 될꺼예요!! 좋은 여행하세요!!" 라고 거의 소리 지르듯 웃으며 떠났다. 아.. 다시 생각해봐도 그 아저씨 비정상적으로 멋있었다.
그렇게 낯설고 또 낯선 곳에서 낯선 행복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는 중. 참 따뜻한 음악이 들려왔다. 정확히는 빛이 참 좋은 날의 홍차 같은 목소리. 아 정말 좋은 표현이다. 남편은 정겨운 목소리와 편하기만 한 기타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 옆에는 배 속의 아가와 함께 홍차 목소리로 노래하던 부인이 있었다. Joe & Kathet. 태어나서 그렇게 멋진 곳에서 멋진 음악을 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그들 목소리에서 나도 덩달아 몸도 마음도 참 따뜻해졌다. 즉석에서 우린 표지가 종이 한 장 덜렁 있는 씨디를 구입했고, 그들은 살포시 웃으며 고개를 숙여 우리에게 인사했다. 난 그 때 정말 창피하게도 "좋은 음악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아...정말 창피하다. 그리고 너무 행복했던 것 같아서 다른 의미로 창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