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독한 사람들은 비극적이기는 하지만 괜찮아요. 어른이 된 거니까. 더군다나 우리는 나름대로 고독에 적응이 됐잖아요. 좌우지간 고독은 힘든 겁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떻게 행복한 일이겠어 요. 충족감과 편안함이 사라지는 것이 바로 고독이잖아요. 고독이 반드시 찾아온다면 젊었을 때 찾아 오는 것이 더 낫지요. 10대 후반에 고독을 느꼈다면 그것이 아무리 힘들어도 나름대로 견딜 수 있고, 또 그만큼 쉽게 면역이 되지요. 젊고 건강하니까요. 그렇지만 40대에 때늦게 찾아오는 고독은 거의 죽 음처럼 힘들게 다가오죠. 실연의 비극과 똑같아요. 20대에 실연하면 죽을 것 같지만 안 죽거든요. 오히 려 적당한 실연은 좋을 수도 있습니다. 식욕을 촉진하기도 하고 인생을 리셋해 보기도 하고 학원에 수 강 신청을 하기도 하죠. 그런데 40대, 50대의 실연은 힘들어요. 20대 때 실연 안 했던 사람은 40대에 그 게 와요. 그러니까 사실 인생에서 가장 성숙한 사람은 10대 때 그 모든 걸 다 겪은 사람이에요. 10대에 이혼까지 다 겪으면 거의 퍼펙트해요. 사람은 겪어야 할 것은 다 겪으면서 살게 되어 있거든요. 문제는 언제 겪느 냐는 것이지요. 나이 들어서 겪으면 뭐해요? 자신이 뼈저리게 겪었던 것을 제대로 살아볼 시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경험 때문에 잘못하면 건강마저 해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50대나 60대에 삶의 위기를 겪는다면, 그리고 힘들어한다면, 이유가 뭘까요? 처음 겪기 때문이고, 동시 에 그것을 겪기에 너무나 약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항상 사람들한테 강조하는 게 젊었을 때 몸 사리면 안 된다는 겁니다. 젊었을 때는 더럽게 힘들어야 돼요. 그게 다 보험이나 연금 같은 거예요. 그 러면 나중에 웬만큼 힘들어도 안 힘들어요. - 강신주 <강신주의 다상담>
那由他
2013-12-09 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