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연습 火葬演習 (Practicing Cremate)
소유욕 (possessiveness), inkjet print, 33 x 49.5cm, 2013
한 장의 사진을 준비한다. 그 위에 뜨거운 불을 놓는다. 누렇게 그을리고 검게 타던 사진은 이내 재가 되어버린다. 남은 재와 덜 타버린 잔류물을 흩뿌리고 프레임 속 존재에게 종말을 선고한다. 사진은 진실과 이야기의 기록 혹은 증명의 매개체이다. 하지만 재가 되어버린 사진 한 장이 곧 사실의 완벽한 제거를 의미하진 않는다. 사진을 불태웠음에도 과거의 기억은 머릿속에 남아있고 못난 나의 모습도 고스란히 남아 숨 쉰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행위를 계속 이어나간다. 나의 모든 부정성을 제거할 용기도, 의지도 부족한 나는 그저 조금의 대리만족과 위안을 위해 맹렬히 사진들을 불태운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하나의 의식이다. 이것은 지금부터 시작하는 어떠한 하나의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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